이재오, 朴향해 “오만함 반성… 뵙고 싶다”
“昌꺾으려면 그네를 띄워야” 빅딜론 솔솔
“朴측에 당권 - 공동정권 제안할 것” 관측도
▽‘그네를 띄워라’=이 후보 측은 박 전 대표를 끌어안기 위한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이 후보는 임태희 후보비서실장을 통해 지난 주말 박 전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말에는 만나기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임 실장은 최근 박 전 대표 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던 서청원 전 대표를 따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박 전 대표 측을 겨냥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날 박 전 대표에게 사과할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나의 오만함을 깊이 반성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됐다”며 “박 전 대표든 박 전 대표 측 인사든 진심으로 사과한다. 박 전 대표에게도 가능하면 내일이라도 직접 찾아뵙고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2일 밤 이 최고위원을 직접 불러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호되게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대표는 3일 밤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을 겸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당의 화합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뒤늦게 참석한 이 후보는 “이제는 최고위원들이 모두 당의 단합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 측이 박 전 대표 측에 ‘당권 양도’ ‘공동정권 보장’ 등을 제안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창을 부러뜨려라’=이 후보 측은 막판까지도 이 전 총재에 대한 설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2일 임 실장을 보내 면담을 추진하고, 4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찻집에서 열린 포스트 386세대 모임인 ‘커밍아웃 2035’ 회원들과의 대화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당연한 분이다. 쉽게 결정할 분이 아니다. 좀 기다렸으면 좋겠다. 저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내부적으로는 ‘전투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2일 밤 시내 모처에서 열린 이 후보 측 긴급 대책회의에서 ‘더는 이 전 총재에게 끌려 다녀선 안 된다’ ‘불법 대선자금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등 강경한 목소리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대선 실무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 전 총재 출마에 대비한 공격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미디어팀은 이 전 총재가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나왔던 각종 영상물에 대한 검색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 사과하는 기자회견 등이다.
정책팀에서는 ‘이명박=경제’ ‘이명박=미래’ 이미지를 더욱 부각해 이 전 총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포스트 386세대와 대화를 하고 ‘젊은 한나라당’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보기획팀은 이 전 총재를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최대 장애물’로 홍보하면서 ‘될 사람을 밀어야 한다’는 보수세력 단결론을 전파할 계획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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