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회창 정면 충돌하나

  • 입력 2007년 11월 1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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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측이 대응을 시작하면서 양측이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전 총재 측이 출마 여부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다음주 중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 후보 측이 이 전 총재의 '아킬레스건'인 2002년 대선자금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양측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2위권으로 급부상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양측간 갈등은 더욱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선을 불과 50일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보수진영이 이처럼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 귀국과 함께 대선 국면의 불투명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이 전 총재의 핵심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움직임과 관련, "다음 주에 (이 전 총재가) 모든 것을 정리해 국민에게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정치 일정을 봐서 무한정 장고만 할 수는 없는 만큼 내주 중에는 결단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금명간 건의 드리려고 생각한다"면서 "입장 발표는 대국민성명 형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차떼기당 원죄론' 비판에 대해 "이 전 총재가 최종 결단을 해 정치 일선에 다시 복귀해 활동하는 기회가 온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얘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차떼기'라는 것은 당 후보를 포함해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원죄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 부분에 대해서 필요하면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있다면 떳떳하게 밝히고 정치를 하시라. 출마를 하려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대선자금 내역부터 밝혀야 할 것"이라고 이전 총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사무총장은 "대선자금과 관련해 어떤 방법으로 많은 돈을 모았고, 어떻게 썼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대선 자금을 모금하고 대선 후 상당 기간이 지나 당에 상당 금액을 반환했는데, 그 처리 과정과 함께 자금 용처를 당원들에게 명백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위 '최병렬 전 대표의 수첩' 문제를 거론하며 "대선자금 처리에 있어 정말 폭발력을 갖고 있는 수첩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 전 대표는 그 수첩의 내용을 즉시 공개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총장의 이런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이 전 총재 측은 긴급회의를 가진 뒤 "빨리 평상심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흥주 특보는 "어제는 이명박 후보가 함께 힘을 합치자고 했고, 오늘은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제 얼굴에 침 뱉기를 하고 있으니 도대체 뭐가 진심인 것이냐"면서"이렇게 막가는 행태가 한나라당 대선 운동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매우 걱정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 표명이 "이 전 총재와의 교감을 거쳐 발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이제 이 전 총재와 완전히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냐. 한번 붙어 보자는 얘기냐"고 반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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