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前대통령 묘역 헌화 “추도식이라 찾아 왔다”

  • 입력 2007년 10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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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8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8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8주기인 26일 오전 10시경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이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뒤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건 처음이다. 그러나 추도식은 11시에 시작돼 박근혜 전 대표와는 만나지 못했다.

이 후보는 2박 3일의 충남북 방문 일정 때문에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잠깐이라도 들르는 게 좋겠다’는 측근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교통편을 KTX 열차에서 승합차로 바꾸고 일정을 조정하면서 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추도식이니까 왔지”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이전에도 묘역을 찾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예전에도 왔었는데 그때는 더 일찍 왔다 가서 사람들이 잘 몰랐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임태희 비서실장을 국립서울현충원에 남겨 박 전 대표를 위로하고 추도식에 끝까지 참석하게 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의 전격적인 방문을 놓고 박 전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구애작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귀국이 다음 달로 예상되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설까지 불거지면서 이 후보 주변에서 대세론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돼 온 터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이 후보 측을 향해 당내 인사(人事) 등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27일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을 방문해 주민들과의 간담회도 연다.


▲ 동영상 촬영 : 전영한 기자


▲ 동영상 촬영 : 전영한 기자


▲ 동영상 촬영 : 이종승 기자

이에 앞서 이 후보는 26일 충남 천안 아우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대전·충남대회’에 참석했다.

충청도는 이 후보가 경선투표에서 박 전 대표에게 모두 패하고,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도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바람에 ‘멍에’를 안고 있는 곳.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선 과정을 떠올리며 “당이 깨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박 전 대표 말 한마디에 무릎을 탁 치고 ‘아이고 이제 큰일 났다’고 했다”면서 “박 전 대표가 훌륭한 정치인의 모습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여 줬다”고 박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이어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유관순 열사 추모각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뜻을 받들어 이 나라를 지키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이날 공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27일 충남도민체육대회(논산), 28일 충북 국민성공대장정(청주) 행사에 참석하는 등 2박 3일간 충청 공략의 고삐를 죌 예정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천안=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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