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검증공방 밀릴수 없다” 기선 잡기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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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의원총회한나라당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11일 국회 정무위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변칙으로 BBK 관련 인사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무효임을 주장하며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계동, 황우여, 전재희, 이재오 의원. 이종승 기자
긴급 의원총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11일 국회 정무위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변칙으로 BBK 관련 인사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무효임을 주장하며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계동, 황우여, 전재희, 이재오 의원. 이종승 기자
한나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전날 박병석 정무위원장의 BBK 관련 증인 채택 가결 선포에 대해 무효를 주장했다.

△국회 속기록 확인 결과 표결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가결을 선포한 점 △박 위원장이 의장석을 이탈한 자리에서 가결 선포한 점 △박 위원장이 가결에 대해 이의 여부를 물었을 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의 있다”고 외쳤는데도 가결을 강행한 점 △위원장이 정상적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는데도 정체불명의 괴한을 동원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며 국회법상 정한 안건처리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안건처리 절차에 대해서는 사전에 국회 관계자를 불러서 시나리오를 써서 이상 없다는 답변을 듣고 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도하고 황당한 일”=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우리 정당사에서 일찍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야당 대선후보 죽이기 음해공작의 시작”이라며 대통합민주신당의 사과와 박 위원장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불법 폭력 날치기 시도 폭거 규탄 결의문’을 채택했다.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참으로 무도하고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며 “국회에 의원끼리의 몸싸움이 아니라 괴한들이 들어와서 의원을 끌어낸 경우와 증인 채택 건으로 몸싸움까지 벌인 것은 원내 12년 동안 처음”이라고 말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박계동 공작정치저지특위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담은 국회 폐쇄회로(CC)TV 녹화 화면을 설명하며 “이런 상황이면 지도부가 일정 수 이상 국회의원은 럭비선수로 뽑든지, 여성의원은 안 뽑아야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증인 채택 힘겨루기=한나라당이 이날 국회 일정을 중단시킬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범여권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상임위별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밀릴 경우 소모적인 네거티브 공방에 끌려 다니게 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우려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BBK 주가조작, 상암동 DMC, AIG 특혜 의혹 등을 우리가 아니면 누가 규명하겠느냐”며 국감에서의 검증 의지를 밝혔다.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상암동 DMC 건설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를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고, 법제사법위원회도 이 후보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한나라당도 맞불작전으로 행자위에서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과 관련해 정동영 후보, 법사위에서는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후보를 불법경선 의혹 규명을 위해 증인으로 신청해 증인 채택에 대한 정당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증 거부 말아야”=대통합민주신당도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검증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BBK와 관련해 김경준 씨가 빨리 귀국해 조사받기 바란다고 말한 것과 동시에 국회 증언을 못하게 하는 것은 이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국정감사를 통해서 이 후보의 의혹사건을 검증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우리가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 : 김동주 기자

박병석 위원장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 국민이 실체에 접근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후보 증인 채택을 제외한 것은 누가 봐도 이 후보를 배려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최대한의 양보였다”고 말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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