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측 “朴, 최상의 예우로 모시고 싶다”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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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점’ 李후보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5일 부산 동래구 학산여고를 방문해 ‘일류 국가는 교육부터’라는 주제로 제7차 타운미팅을 열기 전 여고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부산=최재호 기자
‘청일점’ 李후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5일 부산 동래구 학산여고를 방문해 ‘일류 국가는 교육부터’라는 주제로 제7차 타운미팅을 열기 전 여고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부산=최재호 기자
■ 양측 해빙무드로

과학 - 여성 등 5개분야 직능별 선대위장 두기로

경제특위는 李 직접 맡아… 내주 중앙선대위 발족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4일 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포장마차에서 김무성 의원과 자리를 함께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고 경선 후에도 이 후보 측을 강력히 비판했던 핵심 멤버다.

이들은 인근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리셉션에 참석했다가 합석하게 됐다. 이 후보는 김 의원에게 소주잔을 건네며 “김 의원 부친이 내 초등학교 은사셨다. 그분이 내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유의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형님, 또 그 이야기 하십니까”라며 얼굴 표정을 풀었다. 그 후 1시간 넘게 소주를 더 마신 두 사람은 나중에 손도 잡았고, 김 의원이 정권교체를 위한 건배 제의도 했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이 후보 측과 박 전 대표 측의 감정 대립이 여전하지만,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물밑에서는 ‘해빙’의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며칠 전 박 전 대표 측의 A 의원을 만났다. 그는 “어떻게 하면 박 전 대표를 가장 예우를 갖춰 선대위에 모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A 의원은 이를 박 전 대표에게 전했다.

경선 이후 한 달 반가량이 지난 요즘,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달 안에는 이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 입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과 참모들은 박 전 대표가 의사 표명을 해야 이 후보 측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은 이들이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한다.

최근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조인근 정책메시지 총괄부단장과 허용범 공보특보 등이 이 후보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박 전 대표의 복심(腹心)인 유승민 의원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후보를 돕지는 않더라도 대구시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대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4일 의원총회에서 “시도당, 당협위원회별 선대위 구성 시 (이 후보와 박 전 대표) 양 측을 골고루 참여시켜 화합형 혼성팀을 구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다음 주 초에 발족할 중앙선대위에 선대위원장을 직능별로 5명 안팎을 두기로 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특히 선대위의 경제 공약 및 홍보 등을 다룰 ‘경제 살리기 특별위원회’는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상임 선대위원장인 강재섭 대표 외에 △과학기술 △교육 △문화예술 △여성 △외교·안보 등 약 5개 분야의 선거 공약과 홍보를 담당할 선대위원장을 따로 두기로 했다. 이 후보가 이끄는 ‘경제 살리기 특위’의 부위원장으로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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