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파문, 제2의 린다김 사건?

  • 입력 2007년 9월 11일 03시 01분


고위관료와의 스캔들-특혜의혹 신정아와 닮은꼴

“사랑하는 린다에게. 편지 잘 받았어요. 편지 말미에 린다의 결론, ‘당신을 사랑해요’가 모든 것을 감싸고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1996년 4월 5일 이양호 당시 국방부 장관이 린다 김 씨에게 보낸 편지 중)

2000년 알려진 이 편지 내용은 김영삼 정부 시절 국방사업인 ‘백두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미 로비스트 린다 김(김귀옥·54·사진) 씨가 이양호 당시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를 상대로 ‘애정 로비’를 벌인 의혹의 진원지였다.

당시 이 전 장관 등이 김 씨와 주고받은 ‘애정 어린’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고위층과 이 여성 간의 ‘부적절한 관계’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

1996년 이 전 장관은 국방부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의 납품업체가 최종적으로 선정되기 3개월 전 학교 선배인 정종택 전 환경부 장관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났다.

김 씨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이 전 장관은 만난 지 한 달 만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 전 장관은 2000년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일자 “1996년 린다 김과 서울의 호텔에서 두 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1996년 6월 김 씨를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E-시스템사는 응찰업체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했으나 프랑스와 이스라엘의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전 장관은 같은 해 10월 대우중공업으로부터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해 1억5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김 씨는 2000년 10월 백두사업 관련 항소심에서 군사기밀을 빼내고, 백두사업 총괄팀장에게 1000만 원을 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미국으로 출국함으로써 사건은 종결됐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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