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아버지 같다’던 이해찬과 신경전

  • 입력 2007년 9월 4일 03시 01분


대통합민주신당 첫 간부회의대통합민주신당이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마련된 새 당사에서 첫 번째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오충일 대표(왼쪽)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해 “개신교의 공세적 해외선교 방법을 이제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첫 간부회의
대통합민주신당이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마련된 새 당사에서 첫 번째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오충일 대표(왼쪽)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해 “개신교의 공세적 해외선교 방법을 이제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관 시절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해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서울대 후배인 유 전 장관은 1987년 국회의원이던 이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 첫 공식관계를 맺었다. 유 전 장관은 지난달 이 전 총리 지지모임 ‘광장’ 출범식에서 “지난 30년 동안 내 삶의 스승” “너무나도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 나란히 나선 두 사람은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후보 단일화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 전 장관이 먼저 3일 오전 10시 반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최소한 한 바가지 물맛은 보고 우물에 대해 판단해야 하지 않나. 첫 4연전은 치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본 경선이 시작되는 15일 제주, 울산과 이틀째인 16일 강원, 충북에서의 개표상황을 보고 단일화 결정을 하자는 의미였다.

이에 이 전 총리는 30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5일 본경선 시작 전에 단일화가 이뤄지면 가장 좋다”며 “울산 제주 지역 경선이 열리는 15일 하루까지는 양보할 수 있어도 그 이후에 단일화를 하는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유 전 장관의 주장을 비난했다. 그는 “16일 이후라면 아예 단일화를 안 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같은 친노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는 이미 ‘15일 이전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어 이 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유 전 장관에게 조기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으로 비쳤다.

‘친노 근본주의’ 노선으로 승부 중인 이 전 총리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반면 ‘탈(脫)노무현’ 이미지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 전 장관은 지난달 출마선언 이후 비록 1% 포인트 안팎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여유를 부렸던 이 전 총리가 조기 단일화로 ‘화근’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본격경쟁… 2대 관전 포인트

《대통합민주신당의 컷오프(예비 경선)가 3일부터 3일간의 단기 레이스에 들어갔다. 초기 양상은 ‘손학규 대 비(非)손학규’ 구도다. 손 전 경기지사를 제외한 후보 8명은 손 전 지사의 정체성 문제를 공격하며 자신들이 민주신당의 ‘적자(嫡子)’임을 강조했다. 또 5명을 뽑는 컷오프에서 탈락할 경우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는다는 점에서 군소 후보들 사이에 ‘커트라인’ 안에 들기 위한 5위 싸움도 치열하다.》

▽‘정통성’ 공방으로 손학규 협공=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 노웅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손 후보가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 정상회담은 사양하겠다고 했는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발언이 아닌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촬영: 김동주 기자

노 대변인은 “당에 참여했으면 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 태도로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자존심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주장인데, 대선용 정상회담은 필요 없다고 하는 손 후보를 보면서 초록은 동색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손 후보의 발언은 한나라당의 공격 논리를 따르는 것으로 우리 당 후보로는 적절치 않다”고 가세했다.


촬영: 김동주 기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리 신경이 날카로워도 후보 개인의 유·불리에 (남북 정상회담을) 끌어들여 논쟁거리를 만드는 것은 후보자로서 바른 자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촬영:김동주 기자

이에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캠프 회의에서 “대선과 경선 과정에서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싸움이 말꼬리 잡기”라며 자신의 정상회담 발언을 시비한 다른 후보들을 역공했다.


촬영:김동주 기자

▽커트라인 돌파 위해 여성·호남표 공략=한명숙 전 총리는 여성정책 홍보에 초점을 맞춘 정책 대결에 주력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여성단체 및 여성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여성정책 참공약 서약식’과 ‘대선 승리 1219명 여성 지지선언’ 행사를 가졌다.


촬영:김동주 기자

추미애 전 의원 측 염동연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을 위해 자신에게 불리한 경선안을 수용한 추 후보가 (세 불리로) 컷오프 탈락 위기를 맞고 있다. 추 후보 없는 경선은 ‘도로 열린우리당’ 경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혁후보’를 자임하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경선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촬영: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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