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첫 인사 '장고'…"뭐 그리 급하냐"

  • 입력 2007년 8월 24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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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첫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 후보의 인사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후보 비서실장 인사가 애초 23일, 늦어도 24일경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발표시점이 늦춰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궁금증도 더해가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첫 당무보고를 받기 위해 당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 인사를 단행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사를 무슨 그렇게 급하게 하느냐. 오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인사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주말에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인사 및 당직개편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26일 또는 27일경 후보 비서실장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후보의 생각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의 인사가 늦어지는 데는 그의 '신중한' 인사스타일과 복잡한 당내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감할 때는 과감하지만 주변의 의견을 지나치게 존중하다가 간혹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실제 지난 경선캠프 인사 때도 무려 2~3개월이 걸려 화제가 됐었다.

이번 후보 비서실장 등의 인사와 관련해서도 캠프에 몸담았던 원로그룹과 소장파 인사들 간의 의견이 달라 이 후보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경선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 자신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박 전 대표측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를 찾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서실장 후보로는 3선의 권오을 남경필, 재선의 임태희 최병국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이 후보 이외에 어느 누구도 인사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원내 인사로 할 지, 원외 인사로 할 지, 원외로 한다면 3선급으로 할 지, 재선급으로 할 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비서실 부실장에는 2선 후퇴 입장을 밝힌 주호영 의원이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계속 나돌고 있다.

후보비서실장 인사와 맞물려 단행될 후보특보단, 대선기획단, 유세지원단 인사는 더더욱 안갯속이다. 후보특보단의 경우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일부 언론특보와 외부의 신진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공보특보 후보 중 한 명으로 경선캠프 공보실장을 지낸 이동관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거론되는 정도다.

사무총장 후보로는 3선의 권철현, 재선의 이방호 안경률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단언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일부 당직에 대한 인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변인의 경우 나경원 대변인 외에 남성 대변인을 한 명 더 두는 '투 톱' 체제와 함께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인사를 '원 톱'으로 내세우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 후보는 원내대표 선출 이후 전국위원회를 열어 공석중인 2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키로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은 여성에게 할당하게 돼 있는 당헌·당규에 따라 이번에 선출될 2명의 최고위원 중 1명은 여성으로 채워지게 된다. 당대표가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외부 인사로 교체하는 방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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