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 선대위 빨리 구성해야"…첫 당무보고 청취

  • 입력 2007년 8월 24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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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24일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 입성했다.

20일 후보 결정 이후 나흘만이다. 앞서 21일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첫 간담회는 경선결과에 항의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당사 앞 항의 농성 때문에 국회로 장소를 옮겨 이뤄졌다.

이 후보는 이날 진회색 줄무늬 정장에 하늘색 와이셔츠, 같은 색 넥타이의 산뜻한 차림이었고, 표정은 다소 상기됐다. 오전 8시30분경 여의도 용산빌딩 사무실에서 박희태 국회부의장 등과 간단한 담소를 한 뒤 8시57분경 걸어서 맞은편 한양빌딩에 위치한 당사로 들어섰다.

현관에는 경선기간 최측근으로 보좌했던 이재오 최고위원과 황우여 사무총장,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이 건물 입구까지 나와 그를 맞이했으며, 이 후보는 이들과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거취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최고위원은 "저는 오늘 최고위원 자격으로 왔습니다"라고 말해 캠프 좌장 이미지의 불식을 시도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당사에 배치된 전경들이 현관 앞에 대거 나와 그를 경호했다. 이런 와중에 4,5명의 박사모 회원들은 입구에서 `김경준이 돌아오고 있다. 진실은 곧 밝혀진다', `이명박 후보는 이재오의 바지 사장인가'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심 잃은 이명박은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수행하던 주호영 의원과 가벼운 실랑이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안내를 받아 별도의 후보실과 대표실이 위치한 6층으로 올라가 황우여 사무총장과 박계동 본부장,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과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으로부터 당무보고를 받았다.

당초 2시간으로 예상했던 보고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총 5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분위기는 시종일관 진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는 질문을 하기보다 주로 듣는 편이었으며, 사이사이 필요한 부분에 메모를 하고 상당한 양의 자료를 검토용으로 따로 챙겼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또 첫 당무보고부터 이례적으로 9월중 대선준비단 발족 및 당원배가운동 전개, 당 CI(기업이미지) 분석 의뢰 등 구체적 수준의 결정을 과감히 내려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당직자는 "기껏해야 한두시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섯시간을 넘겨 시종 자유롭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보고가 진행됐다"면서 "정치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실무형'임을 새삼 느꼈다. 한나라당에는 없는 스타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늘 경선후보가 된 다음에 처음으로 당을 방문했다"며 "그 동안 당직자와 사무처 모든 직원들이 중심을 잡고 그 어려운 시기 당을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경선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강재섭 대표를 중심으로 당직자와 사무처 모든 직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하고싶고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또 기자실도 방문해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집권 이후 브리핑룸 복원 여부를 묻는 질문엔 "집권하면 복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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