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중재안’ 묵시적 수용 가닥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코멘트
중심모임 “2위 후보가 선대위장 맡아야”한나라당 맹형규 의원(가운데) 등 당 중심모임 의원들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후보는 당내 경선 결과에 승복해야 하며 2위 후보는 선거대책위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중심모임 “2위 후보가 선대위장 맡아야”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가운데) 등 당 중심모임 의원들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후보는 당내 경선 결과에 승복해야 하며 2위 후보는 선거대책위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 여론조사 방식 어떻게

빅2측 겉으론 반발… 이의제기는 안해

조사기관 9곳서 신청… 오늘 3곳 선정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20%가 반영되는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의 설문 방식을 놓고 당의 중재안에 반발해 왔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중재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여론조사를 담당할 조사 기관을 선정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도 한창이다.

▽“묵시적 수용 아니냐”=당 경선관리위원회 박관용 위원장이 제시한 여론조사 설문 중재안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4명 중 누구를 뽑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이는 이 전 시장 측이 요구하는 선호도 방식(누가 후보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하나)과 박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지지도 방식(누구를 후보로 선택하겠느냐)을 혼합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9일 “양측의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경선관리위가 결정한 중재안대로 여론조사 설문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캠프는 겉으로는 여전히 중재안에 반발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원내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전문가위원회가 결정한 선호도 방식을 지지했다.

박 전 대표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진국 여론조사는 모두 지지도 방식으로 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양 캠프 내부에서는 “당이 중재안을 강행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하다. 양 캠프는 ‘중재안 방식으로 조사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경선관리위원회 산하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 강용식 위원장은 11일 “‘중재안 강행’ 보도가 나온 뒤에도 전문가위원회에 참석하는 양측 대리인은 이렇다 할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묵시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양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중재안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냥 우물우물 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미 양 캠프의 핵심 인사들과 교감을 거쳤기 때문에 (강행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차 공모 때 9개 기관 응모”=강 위원장은 12일 통화에서 “9일 마감된 1차 접수에는 2개 기관만 신청서를 냈지만 11일 마감된 2차 공모 때는 9개 기관이 응모했다”며 “이 중 3곳을 선정해 그 결과를 13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차 접수 때는 경선 출구조사 등과 업무가 중복되는 기관들이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2곳만 신청했었던 것”이라며 “9개 신청 기관 중에는 중앙리서치, R&R, 현대리서치, 월드리서치 등 매출 기준 10대 여론조사 기관이 4곳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 작업을 검증하기 위해 3개 기관에 캠프 관계자 4명, 전문가위원회 위원 2명,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관계자 1명 등 각각 7명의 참관팀을 보내기로 했다”며 “이들은 여론조사 당일 각 조사기관에서 조사 과정을 녹음한 자료를 확인해 ‘유도 질문’ 등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촬영 : 김동주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