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범여 주자들 ‘예비 합동유세’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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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간 자리27일 서울 여의도 중도통합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당 간부 상당수가 탈당해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 바람에 회의장 곳곳이 비어 있다. 신원건  기자
빠져나간 자리
27일 서울 여의도 중도통합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당 간부 상당수가 탈당해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 바람에 회의장 곳곳이 비어 있다. 신원건 기자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신당)의 호남 지역 창당대회에 참석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27일 경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연설전을 벌였다.

이날 하루 전북 전주와 광주, 전남 보성 등 3곳에서 순차적으로 열린 대회에서 예비후보들은 한결같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햇볕정책에 찬사를 보냈다. 호남권에 살아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한 듯했다.

이들은 또 이 지역이 중도통합민주당의 텃밭임을 고려해 박상천 대표와 통합민주당의 신당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비판엔 한목소리를 내며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지역 창당대회에서 “아직도 5·16(쿠데타를) 구국혁명이라며 유신을 찬양하는 수구세력에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토목공사로 이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는 ‘땅 투기’ 낡은 세력에도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평화세력이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 및 발전은 우리의 시대적 과제이고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시대정신은 땅 투기 후보, 독재정권의 후예에 있지 않고 이 자리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제 패배주의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가장 모범적인 창당과 경선과정을 통해 정책 경쟁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정 전 의장은 또 통합민주당의 대선 경선주자인 조순형, 이인제 의원과 김영환, 추미애 전 의원을 거명하며 “이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은 경험을 소개한 뒤 “한나라당은 정권, 정경유착, 공안정치, 특권 등 마땅히 잃어버렸어야 할 것을 잃어 놓고 애통해하고 있다”며 “국민의 정부가 씨앗을 뿌리고 참여정부가 잘 가꾼 과실을 다음 정부에서 수확하겠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이름이 감동을 주느냐”고 반문한 뒤 “욕심, 기득권, 이해관계를 다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때만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특히 손 전 지사가 내세우는 ‘선진한국’을 언급하며 “낡은 시대, 낡은 지도력의 열쇠로는 선진한국의 문을 열 수 없다”고 꼬집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짝퉁 한나라당’ 후보로는 원조 한나라당을 이겨낼 재간이 없다”며 손 전 지사를 몰아세웠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한나라당이 대통합신당을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민주개혁세력의 결집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광주 항쟁을 짓밟고 집권한 세력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전북에선 정균환 전 의원, 이강래 의원, 이은영 전북 민주동우회 회장이, 광주에선 지병문 의원, 김영진 전 의원, 임현모 광주교육대 총장, 박형린 전 광주 YWCA 사무총장이 각각 선임됐다. 각 정파 간 지분 나눠먹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은 김효석 의원이 준비위원장에 선임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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