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협상 낙관론 비관론 혼재

  • 입력 2007년 7월 27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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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전문가들은 배형규 목사 피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석방협상에 조심스럽게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인질을 붙잡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이 여전히 동료 죄수 석방을 강경히 요구하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섣불리 인질 일부 또는 전원 석방을 낙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 임현주 씨를 전화통화라는 방식으로 외국 언론과 접촉시킨 점, '최종'임을 강조하면서 협상시한을 다시 연장한 점,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간에 급파돼 본격 협상 조율에 나선 점 등은 석방 협상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방협상 낙관론은 주로 아프간 정부 협상단측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늦게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나는 지금 협상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몇 시간 동안의 협상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는 또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인 인질 가운데 일부는 27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이전에 풀려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예의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무자디디가 언급한 현지시간으로 27일 정오는 탈레반 무장세력이 최종 협상시한으로 재연장한 시각으로 협상시한 이전에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 아사히신문은 가즈니 주(州) 당국자를 인용해 인질 석방의 대가로 몸값 일부가 탈레반 무장세력에 전달됐고 탈레반은 인질 8명을 풀어주기로 약속했다고 보도,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탈레반이 임현주 씨로 하여금 미국 CBS와 전화 인터뷰하도록 한 점은 '파국'보다는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아프간 정부와 한국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전술로 해석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짐작케 하고 있다.

또 '최종 협상시한'임을 강조하면서 재차 협상시한을 발표한 점과 백종천 대통령 특사가 27일 현지에 도착, 아프간 정부에 사태 해결을 압박하기 위한 본격 활동에 돌입하는 점도 석방협상을 낙관적으로 예측케 하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인터뷰에서 "우리는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아프간 정부가 죄수 석방을 거부하기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최종 시한까지 협상 결과가 없으면 인질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뉴스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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