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설 한국인 8명 도대체 어디에 있나

  • 입력 2007년 7월 26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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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다가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명의 행방이 안개 속에 빠지면서 정부가 26일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채널을 풀가동하고 있다.

전날 오후 아프간 당국과 납치단체 간 협상에서 몸값 지불과 함께 포로와 피랍자 맞교환에 합의됐다는 외신보도가 나온 데 이어 급기야 이날 밤 '8인 석방설'이 우리 정부 소식통과 정보 당국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석방교섭이 원만히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납치된 한국인 아프간 봉사단원 23명을 인솔한 배형규(42) 씨가 납치단체에 의해 희생됐다는 비보(悲報)가 나온 뒤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명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에서 납치됐던 우리 국민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우리 국민이 석방되면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 당국자는 "피랍자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판단될 때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석방설을 간접 확인하는 동시에 이들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음도 시인했다.

그러나 탈레반 무장단체 측은 언론을 통해 이들의 석방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P가 서방 관리의 말을 인용해 카불 발(發)로 23명의 피랍한국인 중 8명이 가즈니 주내에 있는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고 조금 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국인 인질 중 8명이 석방돼 인도 장소로 옮기던 중 급거 무장단체의 본거지로 되돌아갔다는 아프간 정부 협상책임자의 말을 전했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25일 한국인 8명을 아프간 정부 측에 인도하는 것으로 일단 합의하고 이들이 석방장소로 향하던 중 주변에 아프간 정부의 전차 등이 배치된 것을 확인하고 본거지로 되돌아 갔다는 것.

이처럼 피랍자들의 행방을 놓고 상반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무장단체와 마찬가지로 현지 정보 소식통 등도 피랍자들이 납치단체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따라서 여러 정보를 종합해보면 피랍자들이 경위야 어쨌든 현재는 납치단체 측의 수중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무장단체 측이 그동안 고도의 심리전을 능란하게 구사해왔다는 점 등에서 무장단체 측의 '억류' 주장을 100% 수용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정확한 소재와 경위 파악을 위해 아프간 현지 대책반과 우방과의 정보 네트워크를 총가동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 무장단체 측이 한편으로는 피랍자 석방 제스처를 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살해까지 감행한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 가운데 납치단체가 인질 관리를 위해 한국인 피랍자 23명을 최소한 3곳에 분산 억류시키고 있으며 억류하고 있는 인물들의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주요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탈레반 무장단체 내부에서 석방 요구조건과 교섭내용을 놓고 강.온파간 대립이 벌어져 한쪽에서는 석방을, 다른 쪽에서는 인질을 죽이는 모순된 행동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탈레반 내부에서 인질 몸값을 받으면 석방할 수 있다는 온건파와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대립하면서 아프간 및 우리 정부와의 석방교섭에도 혼선이 빚어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석방설 자체가 탈레반 무장단체가 심리전 차원에서 벌인 사기극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 하면 실제 풀어줬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해 다시 억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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