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8명 석방됐나? 외신들 엇갈린 보도로 혼선

  • 입력 2007년 7월 26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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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 인질 23명(남성5명, 여성 18명) 가운데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8명에 대해 외신들이 서로 다른 보도를 해 혼선을 빚고 있다.

AP통신은 26일 오전 1시 40분경 한국인 인질 중 여성 6명과 남성 2명이 석방돼 가즈니 주의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고 서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정부 소식통도 25일 밤 인질 가운데 8명이 석방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공영방송 NHK는 26일 한국인 8명을 석방 인도 장소로 옮기던 중 급거 탈레반의 본거지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아프간 정부 협상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NHK의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25일 협상에 합의해 인질 8명을 아프간 정부측에 인도하기로 했으나, 인질들을 석방 장소로 옮기던 중 갑자기 본거지로 되돌아갔다.

돌아간 이유는 탈레반이 인질 8명을 건네기 위해 석방 장소로 향하던 중 주변에 아프간 정부의 전차 등이 배치된 것을 보고 자신들의 안정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CNN도 전날 보도를 뒤집어 26일 인질 석방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탈레반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전날 밤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은 살해돼 시신이 수습됐고, 8명은 석방됐으며, 14명은 아직 억류상태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26일 아프간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인질 석방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석방됐다는 8명의 신원에 대해서도 외신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여성 6명, 남성 2명이라고 전한 반면, NHK는 여성 7명 남성 1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인질 8명은 우리 측이 관할하는 지역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우리 측이 관할하는 지역이라는 것은 우리와 협력하는 아프간 정부와 현지 미군, 국제치안동맹군 등이 관할하는 곳을 포괄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8명이 탈레반 측으로부터 석방이 추진됐느냐는 물음에 “구체적 정황을 확인 중”이라며 “탈레반 측으로부터 풀려났는지 안됐는지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6일 오전 인질 중 배형규 목사가 피살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조용희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피랍된 우리 국민 중 한명이 25일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아프간 봉사단원들을 인솔했던 배형규 씨”라고 발표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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