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 "'도곡동 땅' 발언 서청원 자숙해야"

  • 입력 2007년 7월 4일 13시 20분


코멘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4일 "서청원 전 대표는 좀더 자숙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울산시당에서 열린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전날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서 상임고문이 "이 전 시장이 90년대 서울 도곡동 땅을 자신의 땅이라며 포철에 매입을 권유했다고 들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은 삼갔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서 전 대표는 지난번 정치자금을 사용(私用)했다는 것 때문에 구속됐었다"고 상기시킨 뒤 "전직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공개석상에서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 전 대표는 전직 당 대표로 저도 애정을 갖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도 자숙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며 "한나라당은 너나없이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경선에서 너무 상처를 입히면 좋아할 사람은 상대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 "서 전 대표의 어제 발언은 즉각 상대방(김만제 전 포철회장)이 부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실 자체가 아니다"면서 "뭐가 그리 조급해서, 무엇 때문에 없는 말을 만들어 같은 당내 후보를 공격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김덕룡 의원이 어제 인터넷을 통해 당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고 했는데 이는 올바른 지적"이라며 "(서 전 대표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부산, 대구를 차례로 방문할 계획인 이 전 시장은 항공편으로 울산에 도착, 첫 일정으로 인근 양산 통도사를 방문한 뒤 울산시당 사무실에서 지역기자 간담회를 갖고 곧이어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통도사에서 정우 주지 스님은 이 전 시장에게 최근 검증공방에 언급, "불교에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는 말이 있는데 '깨치기 전에 어려움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라고 소개한 뒤 "대선이 끝날 때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무대응 원칙을 지키되 너무 무대응하면 중생들이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니 합리적으로 대응하시라"고 당부했다고 자리를 같이한 주호영 비서실장이 전했다.

정우 스님은 또 "지지율이 앞서 가니까 그런 일이 있다. 그것만 잘 넘기면 된다. 편안하게 하시면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에 이 전 시장은 "세상사 이런 것 저런 것 다 겪으면 도가 트인다"고 화답했다.

이 전 시장의 울산 방문은 지난 4월초 이후 약 3개월만으로, 특히 최근 이 전 시장 부인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도 이날 울산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오후에는 부산으로 이동,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뒤 삼광사를 찾아 지역출장에서 거의 매번 빼놓지 않는 '불심(佛心) 챙기기' 행보도 계속한다.

그는 이날 대구에서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묵은 뒤 5일에는 대구 및 경북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고 김천 직지사도 찾을 예정이다.

한 측근은 "울산 방문은 박 전 대표에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역의 지지세를 굳히기 위한 행보"라며 "부산과 대구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따른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며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