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지사, 범여권 합류 공식화

  • 입력 2007년 6월 2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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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김동주기자

범여권 대선주자 여론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5일 범여권 통합 작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지금 대통합은 우리 정치를 새롭게 하기 위한 새 출발이 돼야 하는 만큼 과거로 회귀하는 통합이거나 특정 정치세력간 정치야합으로 비쳐선 안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김 전 의장이 추진하는 대통합에 참여하고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우상호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우 의원은 또 "두 분의 대화 속에서 손 전 지사는 김 전 의장이 12일 살신성인의 결단(대선 불출마)을 내린 뜻은 국민을 위한 대통합을 이루라는 충정에 있다는 것을 다시 평가하고, 그 충정에 따라 김 전 의장이 추진하는 대통합의 방향과 방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취재진에 공개한 대화 부분에서 "김 의장이 앞장서 추진하는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면서 "단순히 기존 여권을 적당히 얼기설기 재구성하고 재포장해서는 결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기존 범여권 정치세력의 단순 재결합이 아니라 국민 대통합이 최종 목표가 돼야 하지만 현 단계에서 김 전 의장이 추진 중인 범여권 대통합과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유효한 경로로 인정하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는 지난 주말 지리산 종주를 마친 뒤 상경,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을 만나 대통합 합류 의사를 밝혔고 이 같은 내용이 정세균 의장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는 26일 오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회동할 예정이며 이르면 같은 날 범여권 대통합 합류 방침과 합류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제 정파간 세력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유력주자인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합류를 공식화함에 따라 통합논의의 무게중심은 '세력'에서 '후보'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범여권이 빠르게 대선 체제로 전환되면서 손 전 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대선주자간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 전 의장은 25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경선추진협의회' 발족식에서 "손 전 지사가 오늘 오후 (대선주자) 연석회의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다는 통지를 저에게 해왔다"고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김부겸 안영근 김동철 신학용 정봉주 조정식 한광원 의원 등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 7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손 전 지사는 국민의 희망"이라며 지지를 공개선언했다.

이들은 앞으로 손 전 지사 캠프에 특보단으로 합류, 대선전략 기획과지지 의원 규합 등의 활동을 펼 예정이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합류를 공식화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은 "손 전 지사가 어떤 전제조건도 달지 않고 여권의 대통합 흐름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살신성인의 자세"라고 환영하고 "민주당과 통합신당은 더 이상 소통합에 얽매이지 말고 조건과 지분없이 광장에 합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앞으로 중도개혁 세력의 대통합을 이루고 대선 승리를 위해 크게 기여해주기를 바란다"는 짧은 논평을 내놓았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진영 내부의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 문제에 손 전지사가 참여하고 말고의 문제는 저희가 상관할 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과 정동영 전 의장, 이용희 국회 부의장, 신당 김한길, 민주당 박상천 대표 5인이 전날 오찬 회동을 통해 합의한 '범여권 8인 연석회의' 제안은 열린우리당의 협상 자격과 신당-민주당의 합당 일정을 놓고 정파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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