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발언 파문 “중요한 자료”만 강조… 공개는 안해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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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송영길 사무총장(앞줄 오른쪽부터)이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신당 추진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송영길 사무총장(앞줄 오른쪽부터)이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신당 추진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14일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검증 논란과 관련해 “중요한 자료들을 우리가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히고 “다른 세 후보(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는 몰라도 두 후보는 음침한 지난날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태양빛에 내놓으면 국민의 태양빛에 말라서 다시 한번 경선을 해볼지 말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더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발언 후 ‘중요한 자료’의 실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서너 달은 궁금해야 된다. 조사 과정에서 자료가 나온 것이다. 매우 중요하며 대단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검증과정을 거쳐 한나라당 후보가 뽑힐 때까지 자세한 것이 밝혀지는지 지켜보고 (공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만 했다. 그는 “그때까지 밝혀지지 않으면 우리 쪽의 후보들이 정해지면 밝히겠다. 왜냐하면 대선 후보는 숨기고 넘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발언은 이 전 시장 측의 “청와대 지시에 의해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이라는 주장과 맞물려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장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자료를 공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만날 청와대만 노래하느냐”고 일축했지만, 왜 이런 미묘한 시기에 ‘중요한 자료’ 얘기를 꺼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최근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이 전 시장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친노(親盧)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김혁규 의원이 직접 이 전 시장 부인의 ‘강남 위장 전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열린우리당이 이 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어 장 원내대표의 발언이 나오자 “열린우리당이 이 전 시장 죽이기에 조직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장 원내대표가 실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도덕성과 관련된 결정적인 자료를 갖고 있는지, 범여권에서 한나라당 경선 구도를 흔들기 위한 조직적인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열린우리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없다. 한나라당이 자기들끼리 잘 싸우고 있는데 왜 그런 얘기를 꺼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적이든 아니든 열린우리당이 두 유력 주자, 특히 이 전 시장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확인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나올 것이 아주 많다. 제보도 자주 들어오고 있다. 특히 BBK 사건과 관련해서는 나올 게 많다. 현재 자료의 신빙성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에서 이미 확보한 자료도 앞으로 입수할 계획인데 그것만으로도 많은 혐의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주변에서는 BBK 사건과 관련해 이 전 시장이 주가 조작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추가 자료를 박영선 의원이 입수해 사실관계를 분석하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그러나 장 원내대표가 언급한 ‘중요한 자료’가 무엇인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일각에선 그가 특별한 실체도 없이 정치 공세 차원에서 의혹을 제기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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