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세율 인하해도 소비 크게 늘지 않을것”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8분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휘발유 등 유류(油類) 소비는 가격에 비(非)탄력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가파른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세율 인하 요구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세율을 낮추면 유류 수요가 늘어 곤란하다”며 반대하고 있는 정부 주장과 상충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KIET가 2003년 내놓았던 ‘차량 연료 간 적정가격 비율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휘발유 단기(短期) 수요 탄성치는 0.167∼0.209, 경유의 수요 탄성치는 0.240∼0.244였다.

수요 탄성치가 1미만이면 ‘비탄력적’으로, 가격 등락폭보다 수요가 적게 변화한다는 뜻이다. 1이 넘으면 ‘탄력적’이어서 가격 등락보다 수요가 더 급격히 변화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0.167∼0.244 수준인 한국의 휘발유, 경유는 대단히 비탄력적인 상품으로 가격이 떨어져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장기적인 휘발유의 수요 탄성치는 0.061∼0.079, 경유는 0.079∼0.093으로 단기에 비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억제 효과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뜻이다.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유류세가 포함된 유가의 상승은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에 따르면 2000년 15조8000억 원이던 유류 관련 세금(석유수입 부과금, 관세 등 포함)은 2002년 16조8000억 원, 2004년 21조4000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2006년에는 25조9000억 원이 걷힌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 제출한 유류세 인하 법안을 관철시킬 방침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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