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서해로 2발 또 발사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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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5일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한 지 10여 일 만인 7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또다시 발사했다.

군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1발씩,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서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은 북한 서부 연안에서 90여 km 떨어진 북측 영해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 100km의 실크웜 지대함(地對艦) 미사일이나 개량형 함대함(艦對艦) 미사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발사된 미사일의 종류와 구체적인 발사 장소는 ‘정보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유사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밀집지역과 군사 목표물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다.

군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단천시의 모 기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때 계획했다 쏘지 못한 미사일들을 서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25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연례적인 훈련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가 한국과 미국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의 처리 문제가 지체되는 상황에서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에서 17개국 출신 민주화운동가들이 참석 한 가운데 열린 ‘민주주의와 안보’ 콘퍼런스에서 “북한을 세계 최악의 독재국 중 하나”라고 비난한 데 대한 공개 반발이라는 것이다.

또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폐쇄 등 북한이 6자회담 2·13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쌀 지원을 유보한 남측을 압박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서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8일 열리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협상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에도 ‘통상적 훈련’의 일환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모험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美 “비건설적 행동” 즉각 비난

한편 미국은 7일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식 확인하고 “북한의 이런 행동은 건설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수행 중인 고든 존드로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제해야 한다”며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하면서 2·13합의 이행 의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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