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성과 없이 종결

  • 입력 2007년 6월 1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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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대북 쌀 차관의 제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막혀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남북은 1일 오후 3시20분부터 회담장인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종결회의를 열고 3박4일간에 걸친 이번 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양측은 애초 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회담 관계자의 전언과는 달리 막바지 추가접촉을 통해 공동보도문을 내는 데 성공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담아내지는 못했다.

남북은 또 평양에서 열릴 제22차 회담의 일정을 잡는 데도 실패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지난 20차례의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이룩된 성과와 교훈을 평가하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부합되게 보다 높은 단계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이어 "회담에서 쌍방은 남북관계 발전과 관련해 제기되는 원칙적이며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해 서로 입장을 충분히 제기하고 진지하게 협의했다"면서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화해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문제들을 더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전체회의 2차례, 수석대표 접촉 3차례, 대표접촉 3차례 등을 진행했으나 북측이 '남측은 5월 하순에 첫 항차를 출항시킨다'는 합의의 우선 해결을 요구하며 버티면서 평화정착, 남북열차의 단계적 개통 등 본 의제에 대한 협상을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솔직한 과정과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쌀 차관 문제를 남북이 풀어나가기 위한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하고 쌀 차관이 국민적 합의와 이해 속에서 지원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은 "북측이 쌀 차관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것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장애를 줘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제기했다"고 소개한 뒤 "이미 합의된 남북행사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북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측은 5월30일 전체회의에서 △평화정착, 남북경제공동체 논의를 위한 국책기관 간 회의 △국방장관 회담 개최 △철도 단계 개통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실질적 해결 모색 등의 의제를 제안했고 북측은 △민족중시, 외세배격 △한미 합동군사훈련,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제기했다.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를 포함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을 통해 인천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갔다.

디지털뉴스팀

다음은 남북이 제21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 전문.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007년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회담에서 쌍방은 지난 20차례의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이룩된 성과와 교훈을 평가하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부합되게 보다 높은 단계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회담에서 쌍방은 남북관계 발전과 관련해 제기되는 원칙적이며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제기하고 진지하게 협의하였다.

쌍방은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문제들을 더 연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2007년 6월1일 서울』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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