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범여권 어떻게든 가닥… 무대 색깔 바뀔수도”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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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4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대선주자 간의 극단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석동률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4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대선주자 간의 극단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석동률 기자
《14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와의 인터뷰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반영 비율 산정 시 비당원 투표율 67% 보장’ 항목을 양보하겠다고 발표한 전후에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 전 총재는 이 전 시장의 양보 발표 전에는 “이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명분도 없고 무책임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강재섭 대표에 대해서도 “사전에 조율을 한 뒤 중재안을 내놓아야지 한쪽이 거부하니 시간을 정해 놓고 대표직과 의원직을 버리겠다는 것은 명분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가 내놓은 중재안 가운데 ‘선거인단 규모 23만1652명으로 확대’와 ‘투표소 시군구까지 증설’은 그대로 놔두고 ‘비당원 투표율 67% 보장’ 항목만을 삭제한 절충안을 제안했다. 이 전 총재가 제안한 절충안은 이 전 시장이 이날 오후 7시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양보안과 똑같다.》

이 전 총재는 이 전 시장의 회견 후에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강 대표 모두 고집만 부리고 원칙이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뒤늦게나마 다행”이라며 “특히 강 대표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정권 교체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한나라당의 파국을 걱정한다”며 “당내 대선주자들도 국민이 걱정하는 배경을 헤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총재는 강조할 내용이 있을 때는 특유의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이 전 총재와의 일문일답.

―봉합은 됐지만 이번 경선 룰 갈등 사태를 어떻게 보나.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만에 빠져서 대리(大利)를 놓치고 소리(小利)를 탐하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은 한나라당이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양쪽 진영 모두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내가 과거에 다 잘해서 이런 얘기 하는 것 아니다. 과거 경험을 반성하면서 하는 측면도 있다.”

―실제 한나라당의 내분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곱지 않았다.

“남북관계를 보라. 6자회담 2·13합의가 정체되고 진행도 안 된다. 북한이 핵 폐기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인데 각 정당이나 대선주자 중에 아무도 그걸 걱정하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저쪽(열린우리당)은 북쪽에 가서 알현하면서 북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남북관계를 설정해 가려고 한다.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은 그 점을 걱정하고 견제하며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당의 대북정책을 바꾼다고 하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지금 눈앞의 이익 갖고 끝까지 싸우느니 극렬 대치하겠다고 하는데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말아야 한다. 한나라당 주자들이 이렇게 싸우는 데 대해 위기국면이라 하고 걱정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경선 룰이 중요해서가 아니다. 국민은 좌파정권 10년을 끝내야 한다는 염원 때문에 위기국면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일 한나라당이 깨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모두 출마한다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그러면 승리가 어려울 것이다. 저쪽(범여권)이 질서도 없고 각자 뛰는 것 갖지만 그렇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가닥이 잡히고 조정이 될 것이다.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이 레임덕이라 하고 당내 반대 세력이 있다고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다음 정권도 좌파 정권이 돼야 한다는 것은 저쪽으로선 절체절명의 명제다. 북한도 체제를 유지하면서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현재 남측의 집권세력을 적극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반면 야당은 분열하면 불리한 것이다. 과거에 나도 직접 경험했다. 현재의 지지도를 갖고 둘이 나가도 된다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다.”

▼당내 후보검증 뭘 모르는 소리

공정성 논란으로 분란만 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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