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눈치보는 강재섭 대표 하루 빨리 물러나야”

  • 입력 2007년 4월 28일 03시 02분


심각한 한나라 지도부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과 김형오 원내대표, 전여옥 전 최고위원, 정형근 최고위원(오른쪽부터) 등 지도부가 27일 국회 본회의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각한 한나라 지도부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과 김형오 원내대표, 전여옥 전 최고위원, 정형근 최고위원(오른쪽부터) 등 지도부가 27일 국회 본회의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보선 공천을 사실상 다 결정하면서 각종 잡음을 일으키고 과태료까지 대납해 물의를 빚은 강재섭 대표가 대표직에 미련을 둔다면 당이 더 어렵게 될 수 있다.”

4·25 재·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26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전여옥 의원이 강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전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 대표는 이번 재·보선 참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가 사심(私心) 때문에 대표직에 미련을 두고 있지만 당이 살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하루 빨리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대표는 대표 재임기간 내내 무능하고 우유부단하며 소신 없이 행동해 왔다”면서 “오너인 대선주자들 눈치를 보느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지 못하고 당의 위상만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강 대표 지역구) 과태료 대납 사건 때문에 강 대표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게 될 경우 한나라당 꼴이 뭐가 되겠느냐”며 “당의 앞날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는 전원 사퇴해 국민에게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해 “강 대표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창희 최고위원에게 출마를 설득했는데 강 최고위원이 거절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강 최고위원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결심했고 그 내용을 전달하자 강 대표가 고개를 돌려 버렸다”고 폭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믿을 만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대전 서을 판세를 분석한 결과 강 최고위원이 출마하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강 대표를 설득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 대표 체제의 대안’을 묻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의 면모를 쇄신해야 한다”며 “비대위 위원장으로는 양 대선주자 캠프와 거리를 두고 있는 홍준표 의원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강 대표가 (대전 출마와 관련해) 지나가는 말로 ‘당신이 출마하지 그래’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진지하게 상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보선 결과가 나온 25일 밤 강 대표가 집으로 찾아와 ‘최고위원직을 내놓으면 도미노 현상이 생겨 당 지도부가 무너질 수 있다. 당을 수습해야지 그만두면 되겠느냐. 기자회견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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