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전 서을에 출마했던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가 낙선의 소회를 밝혔다. 대전 서을은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예상됐던 곳. 그러나 결과는 이 후보의 대패였다. 심대평 후보가 3만9858표(60.1%)를 얻으며 이 후보(37.1%)를 압도했던 것이다.
“李·朴 싸움이 이번 선거에 마이너스로 작용”
이 후보는 26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의 목소리는 인터뷰 내내 깊이 잠겨 있었다.
그는 이번 선거의 참패에 대해 “제가 부덕한 탓”이라고 운을 뗐지만 못내 아쉬운 게 많은 듯했다.
심 후보에게 몰표가 나온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했다.
“지역 특성이 그래선지 충청도 사람들은 항상 유리한 쪽으로 (붙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옛날에도 신라가 셀 때는 신라 쪽으로 붙고 백제·고구려가 셀 때는 그쪽으로 붙었고…. 지형학적으로 그런 구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물론에서 앞선 심 후보가 초반에 앞서갔던 것이 대세로 굳어져 막판까지 뒤집기 힘들었다는 말이다.
그는 잇따라 터진 한나라당의 돈 관련 사건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도의원 공천 헌금, 과태료 대납 사건, 돈으로 상대 후보를 매수하려 한 사건 등 잇따라 터진 돈 관련 비리가 상당히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지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후보는 대전에서 수차례 유세를 펼쳤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지역민들이 이 시장과 박 대표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더군요. 시선도 줄려고 하는 것 같지 않고…. 당내 경선은 꼭 필요한 절차고 서로 얘기해야 할 부분도 있긴 하지만 마라톤도 혼자 달리면 기록이 안 나오잖습니까. 두 사람이 갈등을 빚고 싸우는 모습으로 비춰진 게 이번 선거에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이 후보는 끝으로 “이번 선거 기간 중에도 정권교체를 외쳤던 만큼 올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행보는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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