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수용소 수감 탈북자 400여명 “빨리 한국 보내달라” 단식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 400명이 빠른 한국행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고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국제캠페인’이 25일 전했다.

이 단체는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남자 100명과 여자 300명 정도의 탈북 난민이 24일(현지 시간) 저녁부터 한국 정부의 입국 협조 지연 또는 거부에 항의해 단식에 들어갔다”며 “이들은 2, 3개월간 입국 수속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최근 한국 정부가 무슨 이유에선지 비행기표를 얻어 입국을 기다리던 탈북 난민까지 한국으로 데려오지 않고 앞으로 비행기표 제공도 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항의 단식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국제캠페인’의 이호택 사무총장은 태국 이민국 수용소의 여성 수용소가 100명 정원에 탈북 난민 300명을 수용하고 화장실도 하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환경이라며 “이들은 애초 5일간 단식할 계획이었으나 25일 아침 방문한 한국 영사가 대책 없이 단식 해제만 종용하자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이날 오후 태국 이민국 고위 관리가 단식을 중단하면 한국으로 보내 주겠다고 설득했지만 탈북 난민들이 비행기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북송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한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내외신 정례 브리핑에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태국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태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입국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하고 있다는 일부 인권단체의 주장에 대해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연합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