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다시 이명박으로”… 朴 “대운하 空約일뿐”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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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이 25일 국가경영전략연구회 초청 강연에 앞서 이 연구회 강경식 이사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이 25일 국가경영전략연구회 초청 강연에 앞서 이 연구회 강경식 이사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관악구 관악문화원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관악구 관악문화원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재·보선 끝나자마자 재격돌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4·25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마치고 25일 대선 행보를 재개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 측과 여권의 각종 공세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회 초청 강연이 끝난 뒤 ‘박 전 대표 진영과의 신경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대해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최근 정치를 하다 보니 입을 다물면 정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입에서 시작해서 입으로 끝나는 것 같다. 그런데 실무자도 나도 입을 다물면 정치가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에 대한) 말이 많아서 몇 달 말을 조심했더니 이명박의 본래 모습을 잃은 것 같다. 다시 이명박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범여권 인사들이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잇달아 비판하는 데 대해 “요즘 정치 풍토가 이명박과 붙어야 (인기가) 올라간다. 그래서 나와 시비를 붙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대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증 공세에 대한 강경 대응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비서였던 김유찬 씨의 의혹 제기 이후 사석에서 “또다시 네거티브(비방 폭로) 공세를 펴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고, 대세론으로 흐트러진 캠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서울 지역 당원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며 수도권 당심(黨心) 잡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문화원에서 한나라당 관악구 당원들과 간담회를 했으며 27일에는 은평구 마포구 광진구 당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대가족이다 보니 부패나 비리 등 불미스러운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당헌 당규에 따라 이번 사태를 처리하고 이를 계기로 주변을 더욱 경계하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낙동강 바닥을 파고 시멘트를 발라 운하를 만드는 것으로 경제성도 없고 환경 파괴도 심각하다”며 “운하로 21세기 한국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가 돈만 들이고 물동량은 없어 오히려 한국 경제를 괴롭히는 정책이라면 당에서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 논란과 관련해 “단순한 이미지 정치와 그동안 여권 후보가 그림자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의 거품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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