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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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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행사를 축소하며 다소 차분하게 진행한 지난해와는 달리 10일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대형 벽화 준공식을 연 것을 시작으로 ‘제25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13일 김일성화·김정일화 전시회, 각종 충성 맹세 모임 등 경축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는 것.
특히 14일에는 북한 주민 10만여 명이 동원된 집단체조 공연 ‘아리랑’ 축전까지 열며 대대적인 체제 선전에 나섰다. ‘아리랑’ 축전은 5월 20일까지 장기 공연에 돌입해 체제 안정을 상징적으로 과시하게 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군 장성 55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이는 지난해 태양절에 단행했던 군 장성 승진인사 37명에 비해 인사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
평양 거리 역시 이 같은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한층 화려해졌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부터 평양시내 18개 주요 거리에 1만3000여 m²의 화단을 조성한 데 이어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물과 기념비에 네온사인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처럼 평소보다 성대한 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은 올해 김 주석의 생일이 이른바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하는 데다 지난해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2·13합의’로 대외관계에 숨통이 트인 것을 체제 선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 등 지도부가 강행한 선군정치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국면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을 강조하며 ‘2·13합의’ 등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신감마저 내비치고 있는 것.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수령님의 탄생 95돌은 당당한 강국의 지위에 오른 ‘선군조선’의 위력을 만방에 과시하고 태양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힘 있게 떨치는 일대 정치적 사변”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4일 열린 태양절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탁월한 선군정치, 선군혁명 영도가 있었기에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가지고 반미반제(反美反帝) 대결전과 사회주의 수호전에서 연전연승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최근 북한 분위기는) 핵실험 이후 어려웠던 국면을 반전시키며 최근 미국 등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 데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해 체제를 결속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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