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점검/부천시-의회 '현안시설' 공방 점입가경

  • 입력 2007년 4월 5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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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와 부천시의회가 지역 현안시설 신축을 놓고 벌이는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시가 ‘폐기물 전 처리시설(MBT)’과 ‘공방의 거리’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자 시의회가 세 차례나 사업을 부결·보류하며 정면 대립하고 있다.》

▽MBT와 공방의 거리=시는 오정구 삼정동 폐기물소각장이 2010년까지 문을 닫게 됨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대장동에 대체 시설인 MBT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MBT는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압축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얻는 시설이다.

특히 정부가 시를 MBT 시범도시로 선정함에 따라 시는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 183억 원을 들여 하루 90t을 처리하는 시설을 2009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또 시는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 200여 평의 터에 내년 6월까지 12억 원을 들여 체험시설을 갖춘 공방의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국보급 무형문화재의 작품 활동을 보고 배우며 전통공예문화를 체험하게 하기 위한 것.

▽왜 부결됐나=시는 이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나 시 의회에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시의회는 MBT를 설치했을 경우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인 고형연료(RDF)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또 강원 원주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시설에서 나온 고형연료의 악취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공방의 거리’는 명칭 문제로 반대했다.

당초 시가 ‘전통의 거리’로 이름을 붙여 사업을 추진하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나 경기 용인시 민속촌과 혼동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며 부결했다.

▽계속되는 대립=시는 시의회의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고형연료의 수요처를 찾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통의 거리’는 ‘공방의 거리’로 이름을 바꿔 지난달 상정했으나 또다시 보류됐다.

사업이 보류되자 홍건표(62) 시장이 시의회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시의회가 정략적인 이유로 숙원사업을 왜곡하고 있다”며 “정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반대하는 시의원은 공인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최근 시 공무원을 상대로 열린 ‘시정 현안 비상설명회’에서 “최근 시의회 의장의 인사 청탁을 받았으나 거절하자 사업을 부결 처리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사업에 대해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 두 차례나 부결한 안건을 제대로 보완하지 않고 다시 제출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통상적인 인사교류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을 뿐이지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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