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이 3일 새내기 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역대 검찰총장들의 임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권력과 검찰과의 관계를 이같이 언급했다.
정 총장은 이날 신임 검사 58명(여성 검사 23명 포함)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집무실로 초청해 '오픈 하우스' 행사를 가진 자리에서 15층 회의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선배 검찰총장의 사진들을 5분여 동안 소개했다.
정 총장은 "총장 임기제가 22대 김기춘 총장부터(1988년) 시작됐는데 (이후에도) 임기를 못 마친 총장들이 많다"면서 "검찰은 항상 정치권과 접점에 있는데 사진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운을 뗐다.
회의실 입구 왼쪽 벽에는 1948년 10월 31일 취임한 초대 권승연 검찰총장부터 2005년 10월 퇴임한 김종빈 총장까지 역대 검찰총장 34명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어 정 총장은 "김영삼 대통령 때가 박종철 총장이었는데 6개월 만에 나갔고 김대중 대통령 때는 김태정 총장부터 시작했는데 5년 만에 네 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는 임기제에도 불구하고 박종철 총장부터 김각영 총장까지 8명의 총장이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송광수 총장이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인 김종빈 총장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구속 문제로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6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정 총장은 "조직에 입문했으면 최고의 자리까지 가봐야겠다는 포부나 비전을 갖고 생활하라는 의미에서 사진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나중에 여러분들 중 여성 총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격려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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