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장관, DJ 비서실장으로 '동교동 복귀'

  • 입력 2007년 3월 16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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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16일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동교동 복귀'를 공식화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며 "박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의 강연, 저술, 해외방문 등 국·내외 각종 활동을 보좌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9일 특별사면 조치를 받은 뒤 '사면 소감'을 내고 "이제 저는 스스로에게 약속한 대로 동교동으로 돌아간다. 김대중 대통령님 내외분을 곁에서 모시는 것으로 제 소명을 다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도 2006년 4월 개최된 '김대중 평화센터' 정기이사회에서 박 전 장관을 이사장 비서실장에 임명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박 전 장관의 사면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공식임명을 보류했고, 사면조치가 이뤄지고 난 뒤 약속했던 대로 다시 자신의 곁으로 박 전 장관을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 전 장관은 2003년 6월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된 뒤 약 4년 만에 공식 직함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을 보좌하게 되는 셈이다.

박 전 장관은 2000년 김 전 대통령 밀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해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북송금 특검이 실시되면서 북한에 4억5000만 달러를 불법송금한 것 등이 문제가 돼 2003년 6월 구속 수감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지병인 녹내장 치료를 위해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석방됐었다.

박 전 장관은 비서실장으로 공식 임명됨에 따라 앞으로 김 전 대통령의 국·내외 일정 등을 수행하면서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달 5,6일로 예정된 김 전 대통령의 전북대 강연과 5월 독일 방문 일정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대변인과 문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실세 중의 실세였고, 이번에 동교동 공식복귀를 신고함에 따라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최근 범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주문하고 있는데다 북미관계 정상화 움직임 등 한반도 해빙무드와 맞물려 김 전 대통령 역할론이 여러 각도에서 제기되는 시점이어서 최측근인 박 전 실장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동교동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 전 장관은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됐다 석방된 뒤 이미 김 전 대통령의 일을 보이지 않게 도와왔다"며 "비서실장 임명은 박 전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보좌한다는 의미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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