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찰단 입북과 동시에 중유 5만t 긴급 지원할 것”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1분


코멘트
베이징 6자회담 실무회의… 北외교관 한국공관 첫 방문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 외교관이 한국 공관을 찾았다. 왼쪽부터 커트 통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경제담당관, 올레크 다비도프 러시아 외교부 아주1국 선임 참사관, 추궈훙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명길 주유엔 북한대표부 정무공사,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부국장. 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 6자회담 실무회의… 北외교관 한국공관 첫 방문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 외교관이 한국 공관을 찾았다. 왼쪽부터 커트 통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경제담당관, 올레크 다비도프 러시아 외교부 아주1국 선임 참사관, 추궈훙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명길 주유엔 북한대표부 정무공사,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부국장. 베이징=연합뉴스
정부는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에서 영변 핵시설의 폐쇄·봉인을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북한 입국과 동시에 중유 5만 t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중유 5만 t의 지원 시점은 IAEA 사찰단의 방북을 기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의 IAEA 사찰단 방북 허용은 핵 시설의 폐쇄·봉인이 확인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AEA 사찰단이 직접 핵 시설을 조사해 폐쇄·봉인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중유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6자회담 2·13합의에 따르면 대북 중유 5만 t 지원은 핵 시설 폐쇄·봉인 조치 이행의 대가이므로 이를 확인한 뒤 중유 제공을 하는 게 올바른 순서라는 것이다.

정부는 5만 t의 중유 지원에 필요한 비용 200여억 원을 남북협력기금 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결정하고 IAEA 사찰단의 방북 시점에 맞춰 중유를 선박 3대에 나눠 한꺼번에 북한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실무그룹 회의에서 미국은 핵 시설 폐쇄·봉인 및 중유 5만 t의 지원 시한인 4월 13일 이전에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북한의 병원 등에 소형 발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무그룹 의장을 맡은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일단 한국이 중유 5만 t을 지원하기로 했고 미국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disablement) 조치의 대가로 지원키로 한 중유 95만 t 상당의 경제, 에너지, 인도적 지원의 분담 방안을 조율했다. 북한은 저장이 가능한 중유량이 월 5만 t에 불과하다며 핵 불능화 완료 전부터 일정량의 중유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참가국들은 핵 시설 불능화 단계를 세분해 월 단위로 중유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는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은 핵 불능화 단계에서 가장 먼저 중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러시아는 발전소 개·보수 등을 지원 방안으로 제시했으나 일본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북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베이징=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