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시국회 첫날 '개점 휴업'

  • 입력 2007년 3월 12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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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3월 임시국회가 첫날부터 공전사태를 빚었다.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은 12일부터 한달간 회기로 임시국회를 단독소집했으나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나머지 교섭단체들이 일제히 불응, 의사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병석, 열린우리당 문석호, 통합신당모임 노웅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의사일정과 원구성 문제를 협의했으나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측에 '주택법 등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점을 문서로 확약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이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사학법 재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서 표결 처리한다'는 데 합의해달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이병석 수석부대표는 "2월 국회에서 다루지 못한 민생법안 등 시급한 현안을 모두 다뤄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는 데 열린우리당이 자꾸 주택법 우선처리를 고집해 합의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문석호 수석부대표는 "열린우리당은 가장 중요한 민생법안인 주택법을 우선 처리할 것을 약속하라고 했지만 한나라당이 예상대로 사학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진전을 보지못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은 이달 중 주택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다음달 중 사학법을 표결처리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열린우리당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2월말 사학법과 주택법 처리에 합의한 이상 열린우리당이 3월 국회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일단 국회를 열어놓고 교섭단체간 협의를 통해 민생법안 처리와 원 구성 협상을 논의하겠다"고 열린우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다른 법을 걸고 모든 법안을 잡는 행위를 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반박하고 "국회의 실상을 놓고 한나라당과 대작 토론을 무한으로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통합신당모임의 최용규 원내대표는 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독선적이고 정략적 행태로 인해 국민의 무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국회 소집에 불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아직도 집권당인줄 알고 행세한 결과"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임시국회를 소집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대해선 반대할 이유가 없고 국회를 열자는 데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한나라당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고 국회를 소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의총을 소집해 당의 입장을 다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단 공보부대표는 "주택법 개정안만 다루는 임시국회라면 응하겠지만 한나라당이 제안한 방식대로라면 또 다시 사학법에 발목이 잡힐 것인 만큼 국회를 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3월 임시국회는 문만 열어놓은 채 의사일정이 진행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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