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씨 “남북정상회담 내달중순 논의 가능”

3박 4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중국에 도착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남북 정상회담은 (홀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6자회담과 병행해 가는 것”이라며 “60일 이내 초기단계 이행 계획이 끝나는 4월 중순 이후에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관계 정상화 회담 등 5개 실무그룹 회의 진행 과정, 특히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실천 정도를 봐 가면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의견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우리의 이런 얘기에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특사가 아니고 (이번 방문은) 당 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 자체는 논의의 핵심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방북 전후 ‘정상회담 추진 특사가 아니다’고 거듭 밝혔으면서도 민감한 정상회담 추진 일정을 북한에서 거론한 데 따라 그의 진정한 방북 목적을 놓고 의구심과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방북한 것”이라며 “북쪽이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이달 북-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 행동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북한이 내금강 개방과 개성 관광사업, 북한 생산품 남한 전시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적극 참여를 요청했다”며 “우리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회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11일 베이징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을 만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6자회담 후속 조치 및 동북아 평화체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