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 전북으로… "女대통령 빨리 나올 수도"

  • 입력 2007년 3월 7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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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7일 "경선에 불복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당내 주자들의 경선 불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이 없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답하고 "경선 승복은 민주주의의 기본인데, 그조차 못하고 자신의 사심을 위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나라를 맡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선주자로서 여성에 대한 편견도 있지만,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역동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민족"이라며 "여성 대통령이라는 자체가 엄청난 변화인데, 역동적인 나라에서 다른 나라보다 빨리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표 재직 시절 '국보법 투쟁'을 거론하며 "안보를 지키는 데 여성과 남성을 구별해 생각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라면서 "일심회 간첩단 사건도 있지만, 그 때 (국보법을) 안 지켰으면 스파이들 천국이 됐을 것"이라며 여성으로서 연약한 이미지에 대한 우려 불식에도 나섰다.

실물경제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버지 옆에서 국가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면서 자라온 사람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버지와 대처, 레이건에 대해서도 경제를 뭘 아느냐고 말하는 사람"이라며 "가장 경영하기 힘든 게 정당을 조화롭게 운영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으로 만들었으니, 그게 (경험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강연에서 "다음 정부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한다"면서 "리더십은 물리적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신뢰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사심 없이 희생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이야말로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층은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 국민보다 먼저 희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면서 "차기 정부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과 같이 세계 지도자를 상대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지도자의 경쟁상대는 일본의 아베 총리나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지지율 격차와 관련해선 "단순히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뭔가 기상천외한 일을 해선 안된다는 신념이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나는 죽을 때까지 마음 한 구석에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람인데 부모님에게 누를 끼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런 점에 있어서도 내 1차적 검증은 끝난 거 아니냐",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책은 영국의 옥스포드 백과사전이었는데, 최근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 이 책을 능가하고 있다"는 특유의 농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전주와 공주를 방문, 산업단지 등을 시찰하며 본인의 정책을 설명하고 당원 및 대의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조직 다지기에 나선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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