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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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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범여권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 전 총장은 경제 전문가이자 충청도 출신으로 이른바 ‘호청(호남+충청) 연대’를 이룰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는 게 여권 내에서 나오는 평가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의 기존 대선주자 진영과 탈당파의 셈법은 조금 다르다.
3% 안팎이긴 하지만 여권의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정 전 의장과 정 전 총장은 상호 보완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통일·외교에, 정 전 총장은 경제에 강점이 있어 서로 ‘보완재’의 관계에 있다는 것.
그러나 호남을 ‘텃밭’으로 삼으려는 정 전 의장으로서는 정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호남까지 발을 뻗치는 경우의 수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정 전 의장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만난 것도 이를 의식한 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가까운 이기우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구도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결국에는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김 전 의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분히 정 전 총장 중심의 ‘호청 연대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내세울 대선주자가 없는 탈당파 측에서는 ‘무조건 환영’ 분위기다. 통합신당모임의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은 “열린우리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정 전 총장이 통합신당모임과 같이하지 않으면 누구와 같이하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김종인,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등과 함께 정 전 총장의 ‘합류’를 추진 중인 민생정치모임의 이계안 의원 측은 “결국 비행기는 활주로가 깔린 곳에서 날기 마련”이라며 정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권의 호의적 분위기와는 달리 한나라당은 연일 정 전 총장을 향해 범여권의 ‘대선 정략’에 이용당하지 말라며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범여권이) 처음에는 (정 전 총장을) 치어리더나 불쏘시개 정도로 이용하겠지만 어차피 들러리”라고 평가 절하했다.
지난 반년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상품성 검증에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정 전 총장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란 게 한나라당 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정 전 총장은 한나라당의 대권 가도에 분명한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을 우군으로 만들지는 못해도 적군이 되도록 놓아두면 대선구도가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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