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친노 그룹 '자진 해체론' 대두

  • 입력 2007년 2월 27일 17시 09분


열린우리당내 친노(親盧) 성향의 모임인 의정연(의정연구센터)과 참정연(참여정치실천연대)의 자진 해체론이 대두되고 있다.

계파 해체 선언을 통해 기성 정치권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외부세력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열린우리당의 대통합 신당 추진 가속화에 뒷심을 보태겠다는 취지에서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앞두고 친노 '딱지'를 뗄 필요가 있는 데다 외부와의 연대 작업에 자신들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당 일각의 부정적 시각도 불식하겠다는 목적도 곁들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 등이 주축을 이룬 의정연은 28일 자체 모임을 갖고 진로 문제를 논의한다.

이화영 의원은 "대통합 신당을 만들고 유력한 대선후보군이 합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기득권의 현실적 형태 가운데 하나가 당내 계보인 만큼 의정연이 계보 해산에 앞장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 신당에 들어와 봤자 계보에서 밀린다면 누가 쉽게 통합의 대열에 나설 수 있겠느냐"며 "이런 의미에서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도 계보 해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정연 대표인 김형주 의원도 "이제 참정연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때가 왔다"면서 "당분간 참정연의 활로 모색을 위한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정연은 진로 모색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3월 중 전국운영위원회와 지역회원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한 뒤 4월1일 회원총회에서 진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는 참정연이 그동안 기간당원제 도입 등 당내 민주화 운동에 치중하면서 대중성이 부족했다는 반성과 함께 최근 기간당원제 폐지로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이다.

참정연 핵심관계자는 "당내에서 역할은 이제 끝났다고 본다"며 "참정연을 해체하거나 적어도 조직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운동을 추구하는 정치집단으로 거듭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김형주 이광철 유기홍 김태년 박찬석 의원 등 참정연 소속 의원은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단합대회를 겸한 1박2일 모임을 가졌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 이후에도 내각에 남고 싶다는 희망과 함께 당적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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