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은 지난달 24일 당 상임고문단 주최로 열린 오찬간담회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분위기는 어색했다. 최근 잇달아 나온 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였던 정인봉 변호사의 ‘이명박 X파일’ 공개, 이 전 시장의 비서였던 김유찬 씨의 ‘위증교사’ 주장 등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배후설’을 제기하고, 박 전 대표 측은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이 전 시장이 먼저 단상에 앉았다. 늦게 온 박 전 대표가 단상의 다른 사람들과 먼저 인사를 하고 마지막에 이 전 시장 앞으로 오자 이 전 시장은 “수고가 많죠. 저랑도 악수를 하시죠”라며 손을 내밀어 서로 악수를 했다.
행사가 진행된 40여 분 동안 두 사람은 가끔 말을 주고받았으나 분위기는 냉랭했다.
행사가 끝난 뒤 박 전 대표는 “이런 자리에서 (이 전 시장과) 나눌 만큼 중요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가) 미국에 갔다 왔으니까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서울시연합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저는 물론 박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원희룡 고진화 의원 어느 누구도 당을 깰 사람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진영의 팬클럽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페어플레이’를 선언했다. 이 전 시장의 팬클럽 모임인 ‘엠비(MB)연대’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지도부는 △상호비방 금지 △당 검증기관 존중, 근거 없는 비방 폭로전 금지 및 매니페스토(참공약 실천하기)운동 공동 전개 △봉사활동 △팬클럽의 정치조직화 지양 △경선 결과 승복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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