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 '검증 공방'으로 반사이익 얻나

  • 입력 2007년 2월 20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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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검증 공방'이 격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두 예비후보를 추격 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번 공방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양측간 분열이 또 한 번의 대선 실패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에게 실망한 한나라당 성향 유권자들이 그 대안으로 손 전 지사에게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는 손 전 지사는 이른바 '빅3'중 도덕성 면에서 가장 자신감을 보여온데다 '내분'으로까지 비쳐진 검증 공방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별성과 함께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기대에서다.

범여권의 끈질긴 '러브콜'을 거듭 일축하면서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고 강조해온 점은 현 '검증 정국'에서 손 전 지사의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는 게 손 캠프의 분석이다.

손 전 지사와 측근들은 겉으로는 입을 닫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번 검증 공방이 어느 정도의 플러스 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현상타파'에 신경을 써야 하는 손 전 지사 입장에서는 양측의 첨예한 공방이 경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특히 자신에게는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 듯 보인다.

손 캠프 일각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이번 '검증논란' 사태를 반전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핵심 측근은 20일 "각 지역에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조직책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하는데 싸움이 쉽게 끝나겠느냐. 이전투구 양상으로 가면서 결국 끝을 볼 것 같다"며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도 염두에 둔 듯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당장 큰 이득은 없겠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온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당내 대선경선이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강조했다.

어쨌든 현 상황에서 '손해볼 것 없는' 손 전 지사는 앞으로도 경쟁 주자들의 대립을 관망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로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계속 부각시켜 지지율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손 전 지사가 설 연휴 기간 대구지하철 참사 4주기 추모식 참석 등의 일정을 잡으려다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바꾼 것도 현 검증 정국이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정국 구상에 들어가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손 전 지사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정문헌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계속 싸운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현명한 만큼 이런 상황을 계속 지켜본다면 누가 본선에 나가야 집권이 가능한 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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