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쓸모 있는 대통령’ 국민이 만들어야

  • 입력 2007년 2월 16일 2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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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민족의 명절 설날이다. 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과 설 명절로 이어지는 5일 연휴를 맞아 평양이 들썩거린다고 한다. 하지만 핵 위협으로 챙긴 ‘전리품(戰利品)’이 절대 다수 주민의 삶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도 설을 설답게 쇠어 본 적이 언제인가 싶다.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서민일수록 더 힘겹다. 대통령은 작년 설에 국민에게 “물가와 부동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할 의사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취업문이 막혀 구직을 단념했다는 남자가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재작년 3만8773명에서 작년 12만2608명으로 3배 이상이 됐다. 가족 모두가 일하지 않는 ‘무직(無職) 가구’가 7가구 중 1가구꼴이다. 집값 땅값은 전례 없이 폭등했고, 무주택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졌을 뿐이다.

어제 대통령은 “올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며 경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국민에게 설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량’은 제쳐두고 “국민의 역량을 믿는다”고 했다. 하기야 정부의 역량을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대통령 말마따나 우리도 ‘국민의 역량’을 믿고 싶다. 특히 올해는 국민이 ‘좋은 대통령, 쓸모 있는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보여 줘야 한다. 선택과 책임은 국민의 몫이다. 그것이 주권재민(主權在民)이다. 힘겨워진 삶을 개선하고 쓸모 있는 정치를 만들 책임도 국민에게 있다.

‘쓸모 있는 바보들’만은 경계해야 한다. 지난날 역사에서 레닌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좌파를 가리키며 “우리 소련의 시각에서 볼 때는 ‘쓸모 있는 바보들’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남한의 맹목적 친북좌파는 북의 김정일 집단에 ‘쓸모 있는 바보들’이 아니겠는가. 김 위원장은 이들 ‘쓸모 있는 바보들’이 이번 대선에서 보여 줄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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