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는 대통령 때리고… 잔류파는 탈당파 때리고…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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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 모임인 ‘통합신당의원모임’ 워크숍이 10, 11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렸다.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앞서 탈당했다가 이 모임에 합류하기로 한 염동연 의원이 워크숍 중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용인=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 모임인 ‘통합신당의원모임’ 워크숍이 10, 11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렸다.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앞서 탈당했다가 이 모임에 합류하기로 한 염동연 의원이 워크숍 중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용인=김동주 기자
■ 탈당파 오늘 교섭단체 등록… “개헌 반대” 등 차별화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들이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모임’(대표 최용규 의원)이라는 이름으로 12일 국회에 새 원내교섭단체를 등록한다. 여기에는 6일 집단탈당 선언에 동참했던 23명 중 우윤근 의원이 빠지기로 했으나 앞서 탈당했던 염동연 의원이 참여키로 해 교섭단체 의원은 23명이 될 예정이다.

이들은 5월 중 신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이 모임 소속 이강래 의원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 전국 순회 일정 등을 감안해 대통령선거일로부터 역산하면 5월에는 새 집(신당 창당)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반대, 부동산정책 재검증”=통합신당모임은 10∼11일 경기 용인시에서 워크숍을 열고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노 대통령 등에 칼 꽂는 탈당파 ‘너나 잘 하세요’

특히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발의에 반대하고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재검증을 요구하는 등 열린우리당과의 정책 차별화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개헌 제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민 다수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발의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도 입법에는 협력하되 이로 인해 민간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을지 법안 심의 과정에서 재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은 사립학교법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시절의 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모임 소속의 한 의원은 “사견이지만 사학재단 운영의 투명성과 외부 인사의 참여가 보장된다면 꼭 열린우리당 안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개혁 자산 다 팔아먹어”=통합신당모임 워크숍에서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좌파정당’에 빗대 비판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강래 의원은 “노 대통령은 훌륭한 후보감이지만 훌륭한 대통령 감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다”며 “싸움의 정치를 하며 모든 것을 대립적으로 보고 때리고 공격하는 방식으로 정치를 하니 선거 캠페인과 국정 운영이 전혀 구별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민주당 박상천 전 대표가 ‘당신들은 틀림없이 좌파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소개하며 “17대 총선 이후 당헌 개정작업을 하며 개혁당 그룹과 갈등을 빚다가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형일 의원은 17대 총선 직후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선자들과 청와대에서 운동권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일을 거론하며 “노래를 부르며 적절한가 생각했다. 이후로도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용기 없이 따랐던 제 자신을 탓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국민과 대화하고 이해를 구하려 해도 (노 대통령의) ‘큰소리 한 방’이 모든 걸 다 날려 버린다”고 했고 우제창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잘못해 다 팔아먹은 개혁 자산을 다시 끌어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잔류파 당원 간담회

“탈당파의 잘못에 대해 역사가 기억하고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1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충북지역 당의장 및 최고위원 후보 초청 당원 간담회’에서 탈당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탈당파들은) 엊그제까지 당의 핵심 중책은 다 맡고 있다가 ‘너희들이 빚 다 갚아라’ 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며 대의원 간담회를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차기 지도부도 여러 가지 비유를 들며 탈당파를 비난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원혜영 의원은 10일 ‘부산 경남 울산지역 대의원 간담회’에서 탈당파를 갖은 핑계를 대며 수탉을 잡아먹고 싶어 하는 농부에 비유했다. 원 의원은 “농부가 ‘수탉에게 여러 암탉을 집적거려 풍기문란을 했다’고 했더니 수탉이 ‘그래서 계란을 많이 낳게 된 것’이라고 답했고 ‘아침에 너무 시끄럽다’고 했더니 ‘사람들을 일찍 깨워 일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답하자 농부가 ‘이런저런 말이 많다’고 잡아먹었다”며 “탈당파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책임을 면하려고 당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김영춘 최고위원 후보는 “꿩은 위기에 처하면 머리만 숨긴다고 한다”며 “국민이 (탈당파를) 덤불 속에 머리만 처박은 꿩처럼 여기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윤원호 최고위원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 탈당파를 겨냥해 “노 대통령의 공과 과를 함께 책임지는 떳떳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했다고 아들이 집을 나가면 안 되고, 아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아버지가 집을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의장 후보인 정세균 의원은 “노 대통령이 당적을 떠나도 우리는 국정과 민생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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