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 "한나라당, 햇볕정책 계승·발전시켜야"

  • 입력 2007년 2월 8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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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기자간담회. 이종승기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기자간담회. 이종승기자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8일 여권의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을 한나라당이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요구해 주목된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도 햇볕정책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만 보일 게 아니라 계승할 것은 계승, 발전시켜 수권정당다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대북강경론 일변도로만 나갈 경우 주변국들이 6자회담 타결 이후 급격하게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로 나아가게 되면 한나라당만 고립되게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햇볕정책에 대해 일관된 지지 입장을 표명해오긴 했으나 이번과 같이 당에 대해 햇볕정책의 선별적 수용을 공식 요구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손 전 지사의 내부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햇볕정책을 '퍼주기'로 규정하고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제5차 6자 회담 개최와 맞물려 대북 정책이 대선주자간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손 전 지사는 핵 폐기에 더해 '자발적 개방'을 해야만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이 전 시장의 이른바 'MB 독트린'에 대해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상호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여권이 추진 중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오히려 한나라당이 적극 지지해줌으로써 남북 정상회담의 정치적 이용을 막을 수 있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면서 "한나라당도 대승적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평화세력으로 거듭날 때만 정권을 획득할 자격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공약 격인 '광개토 통일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한 10개년 프로그램을 담은 것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을 능동적으로 도와야만 한국의 동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상생의 전략이라는 게 손 전 지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주장들이 당론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당론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이것이 당론"이라고 적극 반박한 뒤 "당장은 벽이지만 밀면 문이 된다"며 당을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손 전 지사는 차기 대선의 의미를 △선진화 개혁세력 △국가주도형 개발이 아닌 글로벌-디지털 시대에 맞는 창조적 리더십 △세대, 이념, 지역, 빈부 간 갈등을 치유할 통합의 리더십의 창출로 규정하고, 이를 이룰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영·호남의 대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통령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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