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민들 평가 완전히 포기…올핸 신경안쓰겠다”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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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평가는 잘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작년에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2007년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날로 계속 떨어진다. 언론의 평가는 애당초 기대한 바 없으니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엔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등 3부 요인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제외한 각 정당 대표 등 240여 명이 참석했다

▽“마지막까지 합법적 권력 행사할 것”=노 대통령은 또 “자꾸 ‘레임덕(lame duck·권력누수현상)’, 심하면 ‘식물대통령’ 얘기하는데 오늘 (내가) 이 자리 나와서 얘기하는 것 보니 식물대통령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최대한 합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밀고라도 가야 한다. 시끄러운 것은 감수하고 가야 한다”며 “그전보다는 못하겠지만 내가 가진 합법적 권력을 마지막까지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회의에 매주 참석할 것”=노 대통령은 앞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국무회의에 매주 참석할 것”이라며 “국정 마무리와 평가 작업을 본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평가와 정리를 위해 국무회의 장을 이용해 (국무위원) 여러분께 수시로 과제를 드리고 당부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2004년 6월 이해찬 국무총리 체제 출범을 계기로 국무회의의 실질적 운영 책임을 총리에게 넘겼다. 대통령은 중장기 과제에 집중하고 일상적 국정은 총리가 책임지는 ‘분권형 국정운영’과 ‘책임총리제’를 도입한다는 명분이었다.

지난해 4월 한 총리 취임 이후에도 노 대통령은 매달 첫째 주 국무회의만 주재하고 나머지 국무회의는 총리가 주재하도록 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책임총리제’ 원칙을 스스로 허무는 셈. 일각에선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의원인 한 총리의 당 복귀를 전제로 임기 말 내각을 ‘직할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한다. 공직사회를 다잡기 위한 포석도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상공인 신년하례식에 불참하며, 한 총리가 대신 참석한다. 1985년 이후 이 행사엔 매년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왔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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