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드림팀 짜라는 與, ‘마이 웨이’로 답하는 盧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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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어제 “안보, 경제위기 관리체제로서의 내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널리 인재를 구해 드림팀을 짜고 남은 임기 중 이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경제난으로 민생이 어려우니 사실상 ‘비상내각’을 구성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새 외교안보팀의 ‘마이 웨이’ 인사로 답할 모양이다. 민심을 전달한 여당의 고언(苦言)조차 노 대통령에겐 들리지 않는 듯하다. 군사독재정권도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이 여당의 집약된 건의도 듣지 않는다면 1인 독재체제나 다름없다. 남은 임기 1년 4개월 동안 나라를 어떻게 끌고 나갈 생각인지 걱정스럽다. 국민에게 가중될 불안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북의 핵실험 앞에서도 한미관계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엄중한 상황이다. 거꾸로 대북 제재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놓고 갈등과 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386간첩단’ 사건까지 터졌다. 국민의 72%가 안보 상황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BNF리서치) 결과가 나올 만하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과 규제로 서민과 기업의 고통이 심해지고, 외국인 투자자본은 등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유능한 인물을 널리 구해 써도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드나 연고(緣故) 관계에만 집착하기엔 외교안보도, 경제도 너무 꼬여 있다. 그런데 청와대가 단수(單數)로 흘리는 새 외교안보 장관 후보 가운데 일부는 문제점이 벌써부터 많이 노출된 사람이다. 여당의 건의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는 ‘오기(傲氣) 인사’를 굳히는 노 대통령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 특히 새 국가정보원장은 간첩단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여망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니,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국가안보상의 후유증 확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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