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게시판에 핵실험 축하 익명의 글 논란

  • 입력 2006년 10월 10일 19시 02분


북한의 핵실험이 국내에 충격파를 주고 있는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홈페이지에 북한의 핵실험을 축하하는 익명의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전교조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김선생'이란 아이디로 '축) 우리도 드디어 핵을 소유하게 되었어요. 딴나라당과 조중동이 X발악을 하는군요. 우리도 드디어 자주적으로 핵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이념관을 넣어줍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 아닐까요? 정신이 올바로 박힌 사람들은 알 겁니다. 투쟁합시다. 여러분!'이란 글이 올랐다.

이 글에는 '빨갱이라고 신고하자'는 내용의 한 개의 댓글이 달렸다.

전교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으며, '김선생'이 실제 교사인지 아닌지를 밝혀지지 않았다.

전교조 측은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글을 삭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이 글을 삭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 홈페이지는 운영자는 전교조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지운 적이 있다.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은 "대부분 조합원들은 자유게시판이 아니라 조합원들만 로그인한 뒤 사용하는 조합원 게시판을 사용한다"며 "전교조의 입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글"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대해 묻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혼선이 일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들은 북한의 핵무장이 한민족에게 유리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

서울 중랑중 이희원 교사는 "학생들이 '이러다 전쟁나는 것 아니에요?' '북한은 왜 핵을 만든 거에요?'라는 질문을 받고 진땀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교과협의를 열고 교장의 허락을 얻어 15분 분량의 자체 계기수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의 수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일고 김성만 교사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검증된 자료가 있어야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가르칠 텐데 자료가 부족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