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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29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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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장은 2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A4 용지 9장 분량의 귀국 메시지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며 '신(新)중도'라는 개념을 구상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 세계 선진 각국은 세계화의 엄청난 도전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좌파는 탈급진하고, 보수는 자기개혁을 통해 가운데로 모아지는 힘을 키우고 있다"며 새로운 중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 지역을 보면 중국은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은 자민당 집권 사상 가장 보수 우익적인 정권이 연속 집권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교류하면서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중도의 길을 가는 게 국가 이익을 극대화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질서의 전제조건은 포용이라고 강조한 뒤 "스스로 걸어온 정치의 길을 되돌아 보면서 포용과 통합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자인한다"며 "갈등의 정치, 대결의 정치에 대해 넌더리를 낸 국민적 요구에 대한 대답은 포용과 통합의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이 귀국에 앞서 소개한 '신중도'라는 개념과 '포용과 통합의 정치'는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 독일에서 두 달여 간 구상한 결과물로 보인다.
그는 5·31 지방선거 직후 당 의장직에서 사퇴하면서 측근들에게 자신의 정치인생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성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란 질문이 독일 체류기간 자신의 화두였다고 소개한 뒤 "내가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드리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 가슴속에 묻혀있는 희망을 하나로 묶어내고 그 희망을 지켜내는 '희망지킴이'가 되면 좋겠다"고 자신이 내린 결론을 소개했다.
그는 또 귀국을 앞둔 심정에 대해 "누군가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며 "조국의 역사에 작은 역할이나마 동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의 사례를 언급한 뒤 "평화를 위한 경제, 경제를 위한 평화가 우리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전략"이라고 강조했고,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 사회통합의 핵심요소이며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라며 "대외개방과 함께 대내 복지를 같이 밀고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독일 체류 기간 몸무게가 4kg이 늘고, 흰머리도 늘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귀국메시지의 행간에 조만간 정치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정 전 의장의 의지가 녹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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