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 "작전권 환수 4대 원칙에 미국도 합의"

  • 입력 2006년 9월 1일 15시 36분


코멘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우리(한국)는 4가지 원칙을 토대로 한다"면서 "미국도 이에 충분히 합의를 이룬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날 서울시내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조찬 토론회에 참석, "작전권 환수는 한미 양국간 필요에 의해 나온 것으로 환수에 대한 큰 원칙은 합의가 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시 작전권 환수를 위한 4대 원칙(선결 조건)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유지, 주한미군의 지속주둔 및 미국 증원군 파견 보장, 미국의 정보자산 지원 지속, 한반도 전쟁억지력과 공동 대비 태세 유지다.

반 장관은 그러면서 "어떻게 한반도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고 연합 방위태세를 잘 유지해 나가느냐, 언제가 적기냐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이는 9·11 이후 미국의 세계적 군사작전을 재검토하면서 나온 것"이라면서 "국민이 원하지 않는 분쟁지역에 한국군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하에 전략적 유연성에 동의를 한 것이고 전략적 유연성과 작전권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작전권 환수는 남북정상회담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을 유리하게 하려는 포석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작전권이 환수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협의를 위한 여건은 조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아울러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게 대원칙"이라면서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어 한미정상회담(14일)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 한미 간 인식 차이(perception gap)가 있다"면서 "인식이란 게 한번 프레임(형성)되면 구두로 설명해도 안 된다. 이걸 불식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경직된 한일관계와 관련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역사 교과서 집필, 독도 영유권 문제도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결과적으로 문제의 키는 일본이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 먹기 따라서 얼마든지, 오늘이나 내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야치 쇼타로 외무성 차관의 방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대화는 지속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 야치 차관이 오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한일관계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일본 지도자들이 좀 더 한일관계의 근간인 올바른 역사인식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4일부터 이틀간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 협정 회의가 진행되는데 양측간 진지한 논의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 장관은 6자회담 전망에 대해 "북한이 자연스럽고 좋은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북핵 실험 가능설과 관련,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한다면 그것은 미사일 발사와 비교가 될 수 없는 동북아 전체 안보를 위협하고 WMD 비확산 체제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이며 정부는 '북핵 불용' 원칙에 상응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구체적 대응책(Action Plan)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평양을 방문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에 "도움이 된다면 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대해서는 "1차 예비투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다른 후보가 나올 가능성을 계속해서 염두에 두고 겸허히 노력하는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