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31일 “아프가니스탄의 정세가 매우 위험한 만큼 행사 참가를 위해 출국한 국민은 조속히 귀국하기를 바라며 출국을 계획 중인 국민은 아프가니스탄에 가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 차관은 이날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4월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117일 만에 풀려난 동원호의 선주회사인 동원수산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탈레반, 알 카에다, HIG 등 3개 테러조직과 지방 군벌 등이 아프가니스탄 정부 및 동맹군을 상대로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국방부는 올해 3∼6월 테러범의 공격과 군사작전으로 1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올 5월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에서 미군의 교통사고로 촉발된 반미 반정부 폭력 사태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곧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 3000명을 감축하고 9월까지 국제치안유지군(ISAF)에 작전권을 이양하기로 돼 있어 그 틈을 타 테러가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IACD 측 관계자를 만나거나 IACD에 공문을 보내 행사의 연기나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IACD 측은 행사를 진행하는 데 안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행사를 준비 중인 IACD 최한우 사무총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미 한국에서 행사 참석자 1500여 명이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했다”며 “전혀 안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당초 5일부터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좋아 3일부터 카불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며 “행사 참석자 중 500여 명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2, 3번씩 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곳 상황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IACD에 따르면 IACD를 포함해 국내외 기독교 단체들이 이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모여 만든 ‘아프가니스탄 2006 평화운동본부’에 국내 1049개 교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편 온누리교회가 주축이 돼 8월 13∼15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한국의 기독교인 500여 명이 참석해 평화행진을 하려던 행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군사분쟁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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