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거주춤 김근태 “교육수장 흠 없어야하지만 사실확인 중요”

“교육부총리로서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데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열린우리당 김근태(사진) 의장이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전날 김 의장의 측근들이 “김 부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 김 의장이 간담회에서 그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던 것과 달리 모호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김 의장은 “국민 정서도 중요하지만 인사에는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 당사자가 해명하고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김 부총리를 두둔하는 듯한 말도 했다.

도대체 입장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쏟아지자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뒤늦게 우상호 대변인을 통해 28일 김 부총리를 직접 만나 당과 국민의 ‘여론’을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해명을 자세히 듣고 보니 언론 보도 중 상당 부분이 해명된 것으로 이해한다”는 설명이 따랐다. 결국 종잡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당내에선 “김병준보다 김근태가 더 문제”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한판 붙겠다’더니 언제 그랬던 적이 있었느냐”고 냉소했다. 김 의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의장이 얼마나 곤혹스러웠으면 그랬겠느냐”며 “김 부총리가 내정됐을 때 당의 비판여론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말하지 못한 업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