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국빈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토르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연 동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측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6월에 방북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의사 표시이자 이를 위해 과감한 대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미국하고 주변 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 주면 나도 슬그머니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양보를 원칙 없이, 자존심 상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6·25전쟁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백지화하는 등 북한의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는 양보할 수 없지만 다른 제도적, 물질적 지원은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 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보다.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 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다. 싸움의 중요한 통로인 금강산도 연 것을 보면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3박 4일간의 몽골 방문을 마치고 10일 다음 순방국인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날 예정이다.
울란바토르=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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