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두 후보는 민감한 질문에 비교적 솔직하게 답했다. 전문적인 질문이 나오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식으로 ‘위기’를 피해 가기도 했다.
오 후보가 가장 당황했던 질문은 같은 당 이명박(李明博) 시장의 ‘실정(失政)’을 지적해 달라는 대목. 그는 놀란 표정으로 “폐기해야 할 것이오?”라고 되묻고는 “오페라하우스는 필요하지만 노들섬 터는 시민 접근성이 나쁘다는 점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 대신 강 후보에게는 이 시장의 정책 중 계승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그는 “청계천 복원은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강단 있게 추진했고 문화서울과 생태 축 복원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문제에서는 두 후보의 답변이 다소 엇갈렸다.
강 후보는 “기본적으로 개발이익 환수에는 동의하지만 강북 개발이 아닌 강남 집값 안정에 주력해 저항과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반면 오 후보는 “투기를 막겠다고 공급 가능한 물량을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두 사람의 수입이 일부 공개되기도 했다. 강 후보는 “한 달 평균 1500만 원을 받았고 지난해 말에는 1억 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았다”며 “어느 정도 갚았지만 아직 3억∼4억 원의 빚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도 “월평균 15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다”며 “주식은 하는 족족 실패만 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강 후보 측은 이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경선 경쟁자였던 이계안(李啓安) 의원을 ‘경제부시장’에 임용하겠다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은 정무부시장 대신 문화부시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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