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김영남씨 北서 가택연금”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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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남편으로 확인된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金英男·당시 16세) 씨가 최근 북한에서 수개월째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 대표는 14일 “2004년 9월 요코타의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라는 사실을 알려줬던 북측 인사가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국제전화로 현재 김 씨 가족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김 씨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흘러나가지 않도록 북한 당국이 김 씨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는 1월 한국과 일본 정부에 납북 고교생 5명에 대한 DNA 조사를 의뢰할 때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 가족은 현재 평양시 외곽의 자택에 머물고 있으며 외부와의 접촉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1978년 전북 군산시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납치된 뒤 북한에서 대남공작원 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씨의 가족으로는 1987년 부인 요코타가 낳은 혜경 양이 있으나 일부에서는 2002년 일본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만난 혜경 양이 “이복 남동생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김 씨가 현재 다른 여자와 재혼해 아들을 뒀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978년 김영남 씨 납북에 관여했던 북한 공작원 김광현(金光賢·68) 씨는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고교생을 납치했던 범인은 남한 시민이 됐고 납치된 고교생은 대남 공작 교관이 된 기구한 운명인 셈이다. 한편 일본의 시사주간지인 슈칸분온은 요코타의 딸인 김혜경(18) 양이 김일성종합대학 2학년생으로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日 “수사관파견 김광현 조사” 韓 “日협조요청 받은적없어”▼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 씨로 밝혀졌다는 DNA 검사결과에 따라 일본 경찰은 김 씨를 납치한 전 북한공작원 김광현 씨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 수사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일본 경찰청은 14일 한국 측도 일본의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양국이 수사관의 파견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일본 정부로부터 어떤 협조 요청도 받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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